📝 장년 상담일기 #9
아플까 봐 무섭다기보다, 아픈 걸 아무도 몰라줄까 봐 무서워요
– 몸보다 더 무서운 건, 내 아픔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을 때
💬 상담 일기 속 이야기
며칠 전, 혼자 있다가 갑자기 어지러워 주저앉았다.
그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이러다 정말 쓰러지면, 누가 날 발견할까?”였다.
아프면 병원 가면 되지,
병원에서 진단받고 약 먹으면 나아지겠지…
이런 식의 위로는 더 이상 위로가 되지 않는다.
몸이 불편한 것보다
그 아픔을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
그리고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다는 마음의 고립감이
나를 더 무겁게 짓눌렀다.
자식들은 멀리 살고,
남편은 무뚝뚝하고,
친구와는 연락이 끊긴 지 오래다.
“몸 괜찮아?”라고 물어주는 사람 한 명 없는 이 시간 속에서
나는 ‘살아있다’는 느낌보다
‘잊혀져간다’는 감각을 더 자주 느낀다.
“아플까 봐 무서운 게 아니야.
내가 아픈 걸 아무도 모를까 봐,
그게 너무 무서워.”
👤 왜 이 시기에 더 깊은 두려움을 느낄까?
나이 들수록 몸의 변화는 자연스럽다.
작게는 무릎 통증부터,
크게는 병원에서 받는 건강검진 결과 하나에도
**‘혹시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이라는 상상이 붙는다.
하지만 정작 두려운 건
병 자체가 아니라,
**“혼자 아프고, 혼자 견뎌야 할 상황”**이다.
장년기 이후에는
가족과의 거리도, 사회와의 연결도 점점 약해진다.
더 이상 회사 동료도 없고,
내 안부를 궁금해할 이웃도 드물다.
그럴수록
몸의 이상은 곧 존재감의 사라짐으로 연결된다.
“나 여기 아파요”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것,
그게 가장 아픈 일이다.
🧠 상담자의 말
건강보다 중요한 건, ‘돌봄의 연결선’을 다시 잇는 일입니다
장년기에 느끼는 두려움은 ‘질병’보다 ‘고립’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누군가가 나의 안부를 궁금해하고,
내 상태에 귀 기울여주는 관계 속에서 안정감을 느낍니다.
지금 가장 필요한 건
몸의 상태를 체크하는 것뿐 아니라,
감정의 건강도 함께 돌보는 습관입니다.
- “내가 불편한 걸 말해도 괜찮다”
- “약해진 걸 드러내도, 그것이 부끄럽지 않다”
이렇게 스스로를 허용해야
주변과의 연결도 천천히 회복됩니다.
그리고 기억하세요.
나이가 들수록,
"혼자 잘 사는 것"보다
"함께 아프지 않을 수 있는 관계"가 더 중요합니다.
✅ 오늘의 작은 실천
🟠 1. 건강 이상 징후를 기록해보기
- 몸이 자주 불편한 곳을 간단히 적어보세요.
- 기록은 나를 돌보는 첫 번째 신호입니다.
- 내 몸의 언어에 귀를 기울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 2. 가까운 사람에게 하루에 한 번 안부 전하기
- “나 오늘 조금 어지럽더라.”
- “요즘 잠이 잘 안 와.”
- 이렇게 작은 공유가
**'돌봄의 대화문'**을 열어줍니다.
🟠 3. 혼자 있을 때를 위한 ‘긴급 플랜’ 정리
- 비상 연락망을 적어두기
- 휴대폰은 항상 가까이에 두기
- 만약을 대비한 나만의 안전 루틴 만들기
→ 이것은 불안 대비가 아닌 자기 보호의 표현입니다.
💌 마무리 글
당신이 느끼는 두려움은,
약해서가 아니라 정직해서 그렇습니다.
아플 때,
그 아픔을 함께 느껴줄 사람 한 명만 있어도
그 두려움은 훨씬 가벼워집니다.
그러니 오늘,
그 한 사람과의 끈을 조심스럽게 다시 연결해보세요.
먼저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내가 먼저 내게 말을 걸어보세요.
"내가 지금 아프다는 걸,
나만은 절대 외면하지 말아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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