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담 일기 속 이야기
며느리가 아침부터 전화를 걸어와 말했다.
“엄마, 오늘 저녁에 애들 좀 봐주실 수 있어요?”
나는 습관처럼 대답했다.
“그럼~ .”
전화를 끊고 나서 문득, 이상하게도 마음이 뭉클하고 울컥했다.
늘 하던 일이었는데, 왜 이리 마음이 무거울까.
아들, 며느리, 손주, 남편까지.
한 사람의 엄마로, 아내로, 할머니로…
나는 한 번도 거절하지 않고,
늘 누군가의 요청에 응답하며 살아왔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언제쯤 나를 위해 살아볼 수 있을까?’
예전에는
“애들만 잘 키우면 나는 괜찮아.”
“가족이 행복하면 나도 행복하지.”
라는 말로 스스로를 위로했지만,
이제는 자식 키우는 게 끝이 아니라
또 다른 돌봄의 시작이라는 걸 실감하고 있다.
가끔은
그저 조용한 카페에 앉아,
따뜻한 커피 한 잔 마시며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고 싶다.
하지만 그런 소망마저도
“이기적인 건 아닐까?”
“나 하나 편하자고 누굴 힘들게 하는 건 아닐까?”
라는 죄책감이 따라붙는다.
🧠 상담자의 말
이기적인 게 아니라, 이제야 '나'로 살아가는 연습입니다.
이런 고민은 너무나도 자연스럽습니다.
특히 50~60대 여성분들 중엔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제 좀 내 시간 갖고 싶은데,
괜히 미안하고 눈치 보이고… 내가 너무 욕심 부리는 건가 싶어요.”
하지만 묻고 싶습니다.
"당신이 원하는 그 시간이, 누군가를 해치는 건가요?"
혼자 산책을 나가는 일,
오랜 친구와 함께 점심을 먹는 일,
조용히 음악을 듣고, 늦잠을 자는 일…
그건 ‘이기적인 행동’이 아니라,
오랜 시간 미뤄온 당신 자신을 회복하는 시간입니다.
자기 자신을 돌볼 줄 아는 사람만이
타인에게도 오랫동안 따뜻한 에너지를 줄 수 있습니다.
그러니 부디,
“괜찮다. 나는 지금 내 삶을 연습하는 중이다.”
라고 스스로를 다독여 주세요.
✅ 오늘의 작은 실천
✔ 오늘 하루 단 30분, 오직 ‘나’만을 위한 시간을 정해보세요.
- 집 앞 산책길 걷기
- 좋아하던 노래 다시 듣기
- 오래된 취미 다시 꺼내기
- 마음을 쓰는 일기 쓰기
- ‘나에게 보내는 편지’ 써보기
✔ 그리고 마음속에 이렇게 말해보세요.
“내가 나를 챙겨야, 남도 오래도록 도와줄 수 있어."
💌 마무리 글
어느 순간, “이제 와서 뭐해…”라는 말이 습관처럼 입에 맴돌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지금 이 순간이
당신 인생에서 가장 빠른 시점일 수도 있습니다.
남의 인생에 응답하느라
한 번도 ‘나’라는 존재에게 충분히 대답해주지 못했다면,
지금이 바로 그 첫 번째 대답이 되어 주세요.
“이제는 나를 위해 살아도 되는 시간입니다.”
그리고, 그래도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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